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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의 말투와 시각 정체성 설정하기 | 니치 미디어 브랜딩과 퍼스널 미디어화 ②

 

말투와 디자인, 둘 다 언어다

미디어의 정체성은 두 가지 언어로 전달된다. 하나는 글로 쓰는 언어 다른 하나는 눈으로 보는 언어다. 그런데, 독자는 두 언어가 일치할 때 신뢰를 느낀다. 이 둘이 어긋나면 불안함을 느낀다. 직접 이유를 설명하지 못해도 몸이 먼저 알아챈다. 소규모 온라인 신문사를 시작한다면 이 두 가지를 처음부터 함께 설계해야 한다. 콘텐츠가 쌓인 다음에 고치려 하면 너무 늦다. 독자의 첫인상이 이미 나의 미디어를 정의해 버렸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말투와 시각 정체성 설정하기 | 니치 미디어 브랜딩과 퍼스널 미디어화  ①

 


니치 미디어의 브랜딩과 퍼스널 미디어화

 

#1. 브랜드 미디어의 시대

#2. 미디어 말투와 시각 정체성 설정← 현재글

#3. 저널리스트 개인 브랜딩 전략(예정)

#4. SNS·뉴스레터·영상 채널 통합(예정)

#5. 브랜드 협업 위한 미디어 네이밍·스토리(예정)

#6. 로열 팔로워 만드는 커뮤니티 퍼스널 브랜딩(예정)

#7. 퍼블리셔 브랜드 장기적 비전 문서화(예정)


 

말투 설정: 3가지만 결정하면 된다

말투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처음에는 세 가지만 정하면 충분하다.

① 경어체인가, 구어체인가

뉴닉은 친근한 반말체를 쓴다. '이 이슈 알고 있었어?'처럼 독자에게 말을 건다. 반면 더밀크는 격식 있는 존댓말 기조를 유지한다. 'CEO, 전략기획 담당자, 투자자에게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드립니다.' 두 가지 다 틀리지 않다. 단, 하나를 택했으면 끝까지 지켜야 한다.

 

② 어떤 단어를 쓰지 않을 것인가

어피티는 어렵고 딱딱한 금융 용어를 피한다. '채권 금리'처럼 독자가 도망가고 싶어지는 단어는 반드시 풀어쓴다. 박진영 어피티 대표는 스스로를 '경제 문외한 출신의 경제 미디어 창업자'라고 소개한다. 어피티의 말투에는 박진영 대표의 철학이 말투에 그대로 녹아 있다. 쓰지 않을 단어 목록이 쓸 단어 목록보다 더 유용하다.

 

③ 독자를 어떻게 부를 것인가

뉴닉은 구독자를 '뉴니커'라고 부른다. 어피티는 '독자님'이라고 부른다. 이 한 단어가 관계의 성격을 규정한다. 뉴니커는 커뮤니티 멤버처럼 느껴진다. 독자님은 존중받는 고객처럼 느껴진다. 어느 쪽이든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이다.

 

스타일 가이드는 브랜드가 모든 채널에서 어떻게 보이고 들리며 느껴지는지를 정의하는 기준이다. 강력한 스타일 가이드는 일관되고 자신감 있게 실행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말투를 문서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

창업 초기에는 혼자 모든 글을 쓴다. 그래서 말투가 자연스럽게 통일된다. 문제는 외부 필진이 생기거나 SNS 계정을 다른 사람이 운영하기 시작할 때다. 이때 문서가 없으면 통일성이 사라진다. 뉴스레터는 친근한 말투인데 인스타그램 캡션은 딱딱하다. 블로그 글은 구어체인데 카드뉴스는 격식체다. 독자는 '뭔가 이상한데'라고 느끼고 이탈한다.

 

말투 가이드에는 아래 내용만 담아도 충분하다.

  • 이 미디어의 대표 문장 스타일 예시 3개
  • 쓰면 안 되는 표현 목록 5개
  • 독자를 부르는 방식

A4 한 장이면 된다. 반드시 만들자.

 

 

시각 정체성: 로고보다 색깔이 먼저다

시각 정체성이라고 하면 많은 먼저 로고를 떠올린다. 그런데 로고보다 더 자주 더 많이 보이는 게 있다. 바로 색깔이다.

더밀크의 로고에 쓰인 녹색은 '긍정과 우상향'의 의미로 바탕 파란색은 '미국과 한국 사이의 태평양'을 상징한다. 색 하나에 하나에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독자는 그 뜻을 몰라도 된다. 매번 같은 색이 반복되면서 독자의 기억에 남는 게 중요하다.

 

시각 정체성의 핵심 요소는 로고, 색상 팔레트, 타이포그래피, 이미지 스타일이다. 색상 팔레트는 대비가 강하고 감정적으로 연결되며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소규모 미디어라면 이 네 가지를 우선순위로 정하는 게 좋다.

 

 

시각 정체성 설계: 소규모 미디어를 위한 실전 순서

1단계: 메인 컬러 1개, 서브 컬러 1개

전문 디자이너 없이 캔바(Canva)나 어도비 익스프레스에서 색상 팔레트를 설정하면 된다. 메인 컬러는 헤더, 제목, 주요 링크에 쓴다. 서브 컬러는 강조 표시나 인포그래픽에 쓴다. 이 두 가지만 고정해도 시각적 통일감이 생긴다.

 

2단계: 폰트 2개 고정

제목용 폰트 하나와 본문용 폰트 하나. 이 두 개만 정하고 모든 콘텐츠에 일관되게 적용한다. 폰트를 여러 개 혼용하면 아마추어처럼 보인다. 폰트가 통일되면 전문적인 느낌이 자연스럽게 온다.

 

3단계: 썸네일 템플릿 3개

일반 기사용, 인터뷰용, 인포그래픽용으로 각각 하나씩 만들어둔다. 캔바에서 30분이면 만들 수 있다. 이 템플릿을 반복 사용하면 SNS 피드가 통일감 있게 보인다. 독자가 피드를 볼 때 '이 미디어 글이다'라고 바로 알아볼 수 있게 된다.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체계적이고 생각이 담긴 브랜드 가이드를 만드는 것이다. 작은 것들에도 세심하게 신경 쓴 독립 미디어들이 더 설득력 있는 경험을 만들어낸다.

 

 

말투와 시각이 어긋나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국내에서 문을 닫은 여러 미디어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한때 기성 언론의 대안으로 주목받던 뉴미디어들이 수익화에 실패하며 서비스를 중단했다. 물론 이유는 다양하다. 그런데 이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문제는 말하려는 것과 보이는 것의 분리였다.

 

진보적인 메시지를 담으면서 시각 정체성은 무겁고 딱딱하는 곳도 있었고, 젊은 독자를 타깃으로 했으면서 말투는 전통 언론처럼 격식을 차린 곳도 있었다. 브랜드 경험의 앞뒤가 맞지 않으면 독자는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조용히 떠난다.

 

반면 뉴닉은 말투와 시각 정체성이 처음부터 일치했다. 친근한 말투, 귀여운 고슴이 캐릭터, 밝고 가벼운 컬러. 모든 것이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창업자가 지금 당장 해야 할 것

시각 정체성이 아직 없다면 이 질문부터 시작하자.

'내 미디어를 한 명의 사람으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말하는 사람인가?'

 

30대 초반의 친근한 직장인인가. 50대의 신뢰감 있는 전문가인가. 그 이미지에서 색깔과 폰트 그리고 말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디자인 실력은 없어도 된다. 처음에는 AI와 캔바만 있으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기준 없이 쌓인 콘텐츠를 나중에 고치는 데에는 두 배의 에너지가 든다.

 

 

정리

말투와 시각 정체성은 독립된 요소가 아니다. 둘이 합쳐져 독자가 느끼는 미디어의 분위기가 된다. 뉴닉은 고슴이 캐릭터와 구어체로 더밀크는 전문가적 톤과 초록색 로고로 각자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작게 시작해도 괜찮다. 색 두 개, 폰트 두 개, 말투 가이드 한 장. 이것만으로도 일관된 브랜드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저널리스트 퍼스널 브랜딩 전략: 신뢰와 캐릭터의 균형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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