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 가장 흔히 겪는 위기는 '제품은 있는데 현금이 없다'이다. 특히 패션 업종은 대량 발주 후 판매 둔화로 과잉 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과잉 재고는 급격한 현금 경색을 가져온다. 요즘에는 대량 발주보다는 소량 및 다품종 발주와 예약판매 모델을 병행해 안정적 현금 흐름을 꾀하는 패션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재고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현금이 다른 형태로 묶여 있는 것이다. 창업자는 '재고 관리'와 '현금 흐름 관리'를 별개로 생각하면 안 된다. 상호 보완적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고 관리의 중요성
재고가 만드는 비용 구조
재고는 팔릴 때 수익을 만드는 자산이다. 하지만 보관되는 동안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창고 임대료, 냉장 유지비, 물류 인건비는 매출과 관계없이 발생한다. 특히 식품, 화장품, 패션과 같이 유통기한과 트렌드 민감도가 높은 산업은 재고 과잉이 곧 손실로 이어진다.
⊙ 보관비용: 창고 임대료, 관리 인력, 전기료 등
⊙ 파손·유통기한 비용: 상품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
⊙ 자금 기회비용: 묶여 있는 현금을 R&D나 마케팅에 활용하지 못하는 손실
창업 초기의 흔한 문제
창업자는 불확실한 수요 예측 때문에 과잉 발주 혹은 재고 부족을 자주 경험한다. 수요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무리하게 발주했다가 현금이 묶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지나치게 과잉 생산을 의식해 발주를 줄였다가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재고 관리 최적화 전략
ABC 분석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중요도별로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 A 그룹: 매출의 70~80% 차지, 집중 관리
⊙ B 그룹: 중간 기여 품목, 필요시 유지
⊙ C 그룹: 고객 만족 차원에서 최소 재고만 유지
☞ 이렇게 구분하면 한정된 리소스를 A 그룹에 집중할 수 있다.
적정 재고 수준 설정
재고는 부족해도 문제고 많아도 문제다. 따라서 안전재고와 재주문 시점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 안전재고: 갑작스러운 수요 급증에 대비하는 최소 재고
⊙ 재주문 시점: 평균 판매량과 리드타임을 고려해 자동 발주 기준 설정
※ 공식: 재주문점 = (일평균 판매량 × 리드타임) + 안전재고 (사실 이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일평균 판매량도 급변할 수 있기 때문)
재고 회전율 관리
재고 회전율은 재고가 얼마나 빨리 현금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 공식: 회전율 = 매출액/재고액
⊙ 식품/패션: 6 ~ 12회 이상
⊙ 전자제품: 3 ~6회
⊙ 가구/건자재: 1 ~ 2회
☞ 회전율이 낮으면 재고 과잉과 현금 경색 위험이 있다는 신호다.
IT 도구 활용
ERP, POS, SaaS 기반 툴은 초기 창업자가 실시간 가시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 ERP: 구매·재고·판매 데이터를 통합 관리
⊙ POS: 판매 시점에서 재고 확인 가능
⊙ SaaS 툴: Zoho Inventory, TradeGecko, 국내 SaaS 서비스
실무 팁
신규 창업자는 대량 발주보다 소량·빈번 발주가 유리하다. 공급사와 MOQ 완화 협상으로 현금이 묶이는 것을 방지하고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
현금 흐름 최적화 전략
현금 흐름표 정기 작성
현금 흐름표는 회계 기록일 뿐만 아니라 미래 현금 부족을 예측하는 도구다.
⊙ 월 단위 현금 유입·유출 기록
⊙ 분기별 잔액 시뮬레이션
⊙ 입금 지연이나 지출 증가 위험 사전 감지
지출 구조 관리
고정비 비중을 줄이고 변동비 중심의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 고정비: 임대료, 급여, 서버비용
⊙ 변동비: 광고비, 외주비, 물류비
⊙ 전략: 내부 인력 대신 프로젝트 단위 외주 활용
판매 채널과 결제 주기 조정
매출 발생 후 현금이 들어오기까지의 시간차를 줄여야 한다.
⊙ 카드사·PG사의 조기 정산 서비스 활용
⊙ B2B 거래 조건 단축 협상(T+30 → T+15)
⊙ 우수 납품 실적을 강조해 협상력 강화
선결제·예약판매 모델
상품이 완성되기 전 현금을 확보하는 방식은 운영 안정성을 높인다.
⊙ 식품·카페: 구독 모델
⊙ 크라우드펀딩: 생산 전 자금 확보
⊙ 패션 브랜드: 예약판매로 제작비 선충당
재고 관리와 현금 흐름의 연계
재고는 곧 현금의 다른 형태다. 매출이 늘어도 재고 과잉이면 운영 자금은 부족해진다. 따라서 두 전략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 재고 최적화 → 불필요한 현금 묶임 최소화
⊙ 현금 흐름 안정화 → 운영비 여유 확보
☞ KPI 관리 시 재고와 현금을 별개로 보지 않고 연계 지표로 운영해야 한다.
스타트업 사례
■ 성공 사례: 소량/다품종 D2C 브랜드
⊙ 소량 제작 후 시장 반응을 보고 재발주
⊙ ERP 도입으로 실시간 회전율 관리
⊙ 예약판매 모델로 원가 충당
결과) 현금흐름 안정, 자금 압박 완화, 투자 없이 성장
■ 실패 사례: 대량 발주로 인한 과잉 재고
⊙ 수요예측 실패, 계절성 제품 대량 발주
⊙ 판매 둔화로 창고에 현금 묶임
⊙ 할인 판매로 이익률 악화, 현금 고갈
교훈) 데이터 없는 대량 발주는 위험
체크리스트
□ 이번 달 매출 대비 재고 소진율 확인
□ 평균재고일 수(DIO) 점검
□ 예상 현금 유입과 차기 지출 비교
□ ABC 분석을 분기별로 업데이트
□ 공급사 조건을 정기적으로 재협상
재고 관리와 현금 흐름은 별개가 아니다. 재고는 자산이자 동시에 묶인 현금이다. 창업자는 적정 재고를 유지하며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선순환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재고 회전율과 현금 흐름표를 동시에 관리하는 습관은 스타트업의 장기 생존을 결정짓는 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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