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수보다 중요한 것
팔로워가 10만 명인 미디어는 뉴스레터 유료 전환율은 0.3%다. 반면 팔로워가 5천 명인 미디어는 유료 구독자 비율이 8%다. 어디가 더 좋은 걸까? 팔로워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로열 팔로워는 따로 있기 때문이다. 로열 팔로워는 콘텐츠 소비만 하지 않는다. 미디어를 주변에 소개하고 피드백을 보내며 유료 구독을 기꺼이 결제하는 사람이다. 이들 수가 적어도 그 미디어를 살린다.
케빈 켈리는 '진짜 팬 1000명' 이론을 수립했다. 그 이론에 따르면 1000명의 진정한 팬이 연간 100달러씩 지출하면 10만 달러의 수익이 생긴다. 수백만의 일반 팔로워보다 소수의 열렬한 팬이 창작자에게 더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어준다는 거다.
이 원칙은 니치 미디어 창업자에게 더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로열 팔로워를 만드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니치 미디어의 브랜딩과 퍼스널 미디어화
#1. 브랜드 미디어의 시대
#3. 저널리스트 개인 브랜딩 전략
#6. 로열 팔로워 만드는 커뮤니티 퍼스널 브랜딩← 현재글
#7. 퍼블리셔 브랜드 장기적 비전 문서화(예정)
뉴닉이 증명한 것: 독자를 팬으로 만드는 방법
뉴닉 김소연 대표는 '트래픽 광고 싸움이 아니라면 구독자 한 명 한 명과 끈끈하게 지내고 이들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뉴닉은 뉴스레터마다 200~300건의 온라인 피드백을 받고 이를 분석했다.
뉴닉은 창립 1주년에 '고슴이 돌잔치'를 열었다.
행사에는 21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100명이 선정돼 참석했다. 오프라인에서 처음 만난 뉴닉 팀과 독자 사이에는 반가움과 고마움이 오갔다. 독자들은 진심 어린 격려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다양한 힌트와 피드백을 전해줬다. '돌잔치'는 미디어의 1주년을 기념일이 아닌 독자와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었다. 독자들은 참여자가 됐다. 그냥 읽는 사람에서 뉴닉의 일부가 된 것이다.
뉴닉은 독자에게 '커닝페이퍼'도 제공했다. 많은 독자가 홍보를 하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는 피드백을 보낸 것이다. 그래서 뉴닉은 복사해서 SNS에 바로 쓸 수 있는 추천 문구를 만들어줬다. 이 디테일 덕분에 구독자 수가 빠르게 늘었다.
독자가 홍보대사가 된 것이다. 이것이 로열 팔로워의 힘이다.
로열 팔로워와 일반 팔로워의 차이
일반 팔로워는 콘텐츠를 본다. 마음에 들면 좋아요를 누른다. 재미없으면 스크롤한다.
로열 팔로워는 다르다.
- 미디어가 실수했을 때 먼저 알려준다
- 새 글을 발행하면 스스로 공유한다
- 유료 구독으로 전환해도 이탈하지 않는다
- 주변에 구독을 권유한다
- 커뮤니티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팔로워가 1만~10만 명 수준인 소규모 크리에이터는 대형 채널보다 팬들과 더 활발하게 소통한다. 이 소통이 실질적인 관계를 만들고 팬들이 깊이 가치 있게 여기는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소규모 미디어가 대형 언론사를 이길 수 있는 딱 하나의 영역이 여기에 있다. 창업자가 직접 독자를 알고 독자가 창업자를 안다. 이 관계의 깊이는 구독자 수백만 명을 가진 곳이 따라올 수 없다.
커뮤니티 퍼스널 브랜딩: 4가지 실전 전략
① 독자에게 이름을 준다
뉴닉은 구독자를 '뉴니커'라고 부른다. 어피티는 '독자님'이다. 더밀크는 '밀크러버(구독자)'라는 정체성을 만들었다. 이름이 생기면 소속감이 생긴다. '나는 뉴니커다'라는 말은 구독 상태를 넘어 정체성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름을 소개할 때 자부심을 느낀다. 그 자부심이 자발적 홍보로 이어진다.
독자에게 어떤 이름을 줄 것인지 지금 결정하자. 그 이름이 커뮤니티의 씨앗이 된다.
② 독자의 피드백을 콘텐츠로 만든다
뉴닉의 '피자스테이션'은 매주 하나의 주제를 독자에게 던지고 3일 동안 의견을 받는다. 독자가 보내준 의견을 에디터가 정돈해서 콘텐츠로 내보낸다. 이 구조에서 독자는 '내 의견이 실제 콘텐츠가 됐다'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경험을 한 독자는 미디어에 투자된 존재가 된다. 소비자를 넘어 공동 제작자가 된 것이다.
독자 댓글을 그냥 보는 것으로 끝내지 마라. 좋은 피드백은 뉴스레터에 이름과 함께 소개하라. 독자의 질문을 다음 글의 주제로 삼아라. 이 작은 행동이 로열 팔로워를 만든다.
③ 뒤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미디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한다. 기사가 어떻게 선정되는지, 편집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 왜 이번 주 이 주제를 택했는지 말이다.
이것을 공유하면 두 가지 효과가 생긴다.
하나는 신뢰다. 저널리스트의 전문성, 동기, 개인적인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은 미디어와 독자 사이의 거리를 좁힌다. 취재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기사를 쓰게 된 계기를 솔직하게 공유하면 독자와의 신뢰가 깊어진다.
다른 하나는 소속감이다. '이 미디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는 사람'이 됐을 때 독자는 일반 독자가 아니라 내부자처럼 느낀다. 내부자는 떠나지 않는다.
④ 오프라인에서 한 번 만난다
뉴닉은 2019년 고슴이 돌잔치 이후 4년 만인 2023년에 피자 파티를 열었다. 뉴니커 25명과 직접 만나 AI 창작물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참가자들은 시간이 짧아 아쉽다며 다음 모임을 더 길게 기획해 달라는 후기를 남겼다.
온라인에서 수천 번의 교류보다 오프라인에서 한 번의 만남이 더 강한 연결을 만든다. 행사가 거창할 필요 없다. 독자 10명을 불러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된다. 그 10명은 평생 로열 팔로워가 된다.
커뮤니티 퍼스널 브랜딩에서 피해야 할 것
일방적 콘텐츠 발행만 하는 것
콘텐츠를 올리기만 하고 댓글에 답하지 않으면 미디어가 아니라 방송국이 된다. 방송국과 시청자 사이에는 커뮤니티가 생기지 않는다. 어제 달린 댓글 5개에 직접 답하는 것이 오늘 새 기사 쓰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더 가치 있을 수 있다.
모든 독자를 동일하게 대하는 것
창작자들은 충성도 높은 팬을 인정하고 보상해야 한다. 오랫동안 활동적으로 참여한 팬을 소개하거나 독점 할인을 제공하거나 특별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게 좋다. 그러면 그들이 공동체의 핵심 구성원으로서 가치를 느낀다.
오래된 독자와 어제 구독한 독자를 다르게 대해야 한다. 오래된 독자에게는 특별한 인사를 뉴스레터 200회 이상 열어본 독자에게는 이름을 불러주는 한 줄이면 충분하다.
바이럴을 좇는 것
전문가들은 의도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관객이 소속감과 가치 있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바이럴을 좇기보다 친근하고 상호작용하는 콘텐츠로 내부 농담과 공동 경험을 공유하며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
바이럴 콘텐츠는 새 독자를 데려온다. 그런데 그 독자가 로열 팔로워가 될 가능성은 낮다. 커뮤니티는 바이럴이 아니라 꾸준한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다.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 하나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최근 뉴스레터나 SNS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준 독자 중 한 명에게 개인적인 답장을 써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가 아니어도 된다. '이번 글에서 OO 부분을 제일 신경 썼는데, 그 부분이 와닿으셨나요?'처럼 진짜 대화를 시작해라.
그 한 명이 처음 로열 팔로워가 된다.
진정한 팬을 얻으려면 틈새 관심사 안에서 그 팬들을 찾아내고 그들과 충분히 깊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팬은 콘텐츠에서 오지 않고 관계에서 온다.
정리
로열 팔로워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나면서 생긴다. 뉴닉은 고슴이 돌잔치와 피자 파티로 독자를 뉴니커로 만들었다. 피드백을 콘텐츠로 만들고 독자에게 이름을 주며 가끔 오프라인에서 마주쳤다. 그 축적이 63만 뉴스레터 구독자를 만들었다. 소규모 미디어에게 이 전략은 더 쉽다. 지금 구독자가 100명이라면 그 100명 중 10명을 로열 팔로워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다음 글에서는 퍼블리셔 브랜드의 장기적 비전 문서화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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