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어 웹사이트 운영 팁 시리즈 1 - 기획과 전략]
지금 당신의 웹사이트는 몇 개의 언어로 말하고 있나요?
한국어 하나로만 운영 중이라면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 중 영어 사용자는 약 19%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전체 웹사이트의 49.4%가 영어로만 운영됩니다. 한국어는 이보다 비율이 훨씬 낮습니다. 즉, 한국어 단일 웹사이트는 전 세계 독자의 극히 일부에게만 닿고 있다는 뜻입니다.
온라인 신문사를 창업하거나 이미 운영 중이라면 이 숫자는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놓치고 있는 시장의 크기이기 때문입니다.
다국어 웹사이트 1 - 기획과 전략
1편. 다국어 웹사이트가 필요한 이유 ← 현재글
2편. 어떤 시장과 언어부터 시작할까 (예정)
3편. 다국어 운영 목표 설정 방법 (예정)
4편. 국가별 고객 행동 차이 (예정)
5편. 내부 리소스와 예산 배분 (예정)
6편. 실패를 막는 초기 체크포인트 (예정)
왜 다국어인가, 숫자로 먼저 보자
다국어 전환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데이터입니다. 다국어 웹사이트로 전환한 기업의 경우 매출이 최소 25% 이상 증가했습니다. 일부는 70%까지 늘었습니다. 광고 수익 기반의 온라인 신문사에게 이 수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트래픽이 늘면 광고 단가도 오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해외 광고주에게도 노출됩니다.
DeepL의 설문에 따르면 현지화에 투자한 B2B 기업의 96%가 긍정적인 ROI를 경험했습니다. 그중 65%는 투자 대비 3배 이상의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비용 대비 효과가 이 정도면 다국어 운영을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독자는 모국어로 읽고 싶어 한다
콘텐츠의 품질이 아무리 좋아도 언어 장벽 앞에서는 이탈합니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90%는 선택지가 있을 때 모국어 웹사이트를 선택합니다. 온라인 쇼핑객의 72%는 자국어로 제공되는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쇼핑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뉴스와 정보 소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자는 자신이 편한 언어로 기사를 읽고 싶어 합니다.
특히 한국 관련 뉴스를 원하는 해외 한인 디아스포라(특정 민족이 본토를 떠나 타국에 정착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현상이나 그 집단), 한국에 관심 있는 외국인, K - 콘텐츠 팬층은 이미 영어·일본어·중국어 기사를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이 수요를 누군가는 채우고 있습니다.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다국어 전략
소규모 신문사여서 다국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국내 신문사들의 사례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겨레(Hankyoreh)는 1988년 창간한 독립 신문사입니다. 시민 주주제로 시작한 비교적 작은 규모였습니다. 한겨레는 현재 영어, 중국어, 일본어 온라인 판을 운영 중입니다. 세 언어로 동시에 뉴스를 제공합니다. 한국 이슈에 관심 있는 해외 독자를 직접 타깃 하는 구조입니다.
중앙일보(JoongAng Ilbo)는 영문판인 Korea JoongAng Daily를 2000년에 별도 매체로 출범시켰습니다. 중앙일보의 CEO 박창희는 영어로의 확장이 잠재 독자를 늘리고 해외 독자 유입을 늘리기 위한 핵심 실험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 번역이 아니라 별도의 편집 방향을 가진 독립적 매체로 운영 중입니다.
두 사례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국어 운영을 '번역 작업'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접근했다는 점입니다.
소규모 신문사도 할 수 있다: The Diplomat의 모델
대형 언론사만 다국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해입니다.
The Diplomat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다루는 온라인 외교안보 전문 매체입니다. 창간 초기에는 소규모 팀으로 출발했습니다. 콘텐츠 특화와 영어 단일 운영만으로도 전 세계 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후 일본어판 등 다국어 확장을 추진하며 광고 수익과 구독 모델을 동시에 구축했습니다.
이 모델의 핵심은 틈새 주제에 집중한 다국어 콘텐츠입니다.
한국의 소규모 온라인 신문사도 같은 전략을 취할 수 있습니다. K-스타트업, 한국 식문화, 지역 관광, 한류 산업 등 특정 주제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운영하면 됩니다. 구글에서 영어 검색을 통해 유입되는 해외 독자는 국내 포털 의존도를 줄이는 데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한국 인터넷 신문 시장의 현실과 기회
2023년 기준 국내 인터넷 신문 매출은 전년 대비 43.1% 급증했습니다. 인터넷 신문 사업체 수도 전년 대비 12.7% 늘어 4,870개에 달합니다.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나 문제도 있습니다. 인터넷 신문사의 66.9%는 연 매출 1억 원 미만의 영세한 미디어라는 것입니다.
이 영세함의 원인 중 하나는 국내 포털 의존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을 통한 트래픽에만 기대다 보니 광고 단가와 독자 다양성 모두 한계에 부딪힙니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한국을 '뉴스 어그리게이션(여러 언론사의 기사, 블로그, 팟캐스트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한 곳에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 측면에서 세계 최악의 시장'으로 평가했습니다. 포털이 콘텐츠를 무료로 유통시키다 보니 독자가 직접 신문사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기 대문입니다.
다국어 운영은 이 구조를 깨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구글, Bing, Yahoo 등 글로벌 검색엔진을 통해 직접 유입되는 독자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EO와 GEO: 다국어가 검색에서 유리한 이유
다국어 웹사이트는 더 많은 독자에게 닿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검색 노출 자체가 달라집니다.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들은 검색 트래픽이 평균 47% 증가하고 전환율은 20% 높아졌습니다. 첫해에만 ROI가 최대 3배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즉 AI 검색 최적화 관점에서도 다국어는 유리합니다. ChatGPT, Perplexity, Google AI Overview 등 AI 검색 엔진은 다양한 언어의 콘텐츠를 학습하고 인용합니다. 한국어와 영어 모두로 작성된 콘텐츠는 AI 검색 결과에 인용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아집니다.
작은 신문사일수록 이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대형 언론사가 놓친 영어 키워드 틈새에서 상위 노출을 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국어 운영,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번역할 인력도, 예산도 없다'라는 걱정이 먼저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달라졌습니다. 2025년 기준, AI 번역 도구를 활용하면 번역 시간을 80%까지 단축하면서도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 다국어 콘텐츠 운영이 가능합니다.
DeepL, ChatGPT, Papago 등의 AI 번역 도구와 인력 교정의 조합으로 작은 팀도 다국어 운영을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이 시리즈의 3편(목표 설정), 2시리즈(구조 설계), 4시리즈(번역 전략)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하나씩 다룰 예정입니다.
지금 당장 모든 기사를 번역할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 기사 5~10개, 소개 페이지, 카테고리 구조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것은 시작입니다.
왜 지금, 다국어인가
한국어 단일 웹사이트는 전 세계 독자의 극히 일부에게만 닿습니다. 또한, 포털 의존 구조는 수익화의 한계를 만듭니다. 반면 다국어 운영은 글로벌 검색 유입, 해외 광고 수익, AI 검색 인용 가능성까지 열어줍니다. 한겨레와 중앙일보는 이미 이 전략을 택했습니다. The Diplomat 같은 소규모 특화 매체도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온라인 신문사를 창업하거나 운영 중이라면 다국어 전략은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위한 기초 설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어떤 언어와 시장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을 구체적으로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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