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 BMC)에서 고객 세그먼트와 가치 제안을 통해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를 정의했다. 다음 단계는 이 가치가 실제 고객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실행하는 전략이다. 채널(Channels)과 고객 관계(Customer Relationships)다. 이 두 항목은 고객이 기업의 가치를 체험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전 과정의 구조를 보여준다.
이 글에서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를 사례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의 두 번째 블록인 채널과 고객 관계 전략을 심층 분석한다. 유통망이나 고객 응대 방식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 여정 전반에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어떤 방식으로 신뢰를 구축하는지가 핵심이다. 뉴발란스는 전통적 브랜드이면서도 채널 전략과 고객 관계 설계에서 입체적이고 정교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각 항목을 체계적으로 살펴보자.
1. 채널(Channels)
1-1. 채널이란
채널은 기업이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모든 접점을 의미한다. 단순 판매 경로를 넘어선 의미다. 고객이 브랜드를 인식하고 제품을 평가하고 구매하며 제품을 받고 사용 후 서비스까지 받는 전 과정이 채널 전략의 대상이다.
채널은 일반적으로 다음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 인지 채널: 고객이 브랜드나 제품을 처음 알게 되는 경로
⊙ 평가 채널: 고객이 제품을 비교·검토하여 구매 여부를 판단하는 경로
⊙ 구매 채널: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접점
⊙ 전달 채널: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도달하는 방식
⊙ 사후 채널: 고객 서비스, 교환, 유지보수, A/S 등을 포함하는 접점
채널 전략의 핵심은 어느 한 접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여정 전반을 유기적으로 설계하는 데 있다. 특히 고객 세그먼트마다 선호하는 채널, 신뢰하는 접점, 기대하는 경험은 다르므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1-2. 뉴발란스의 채널 전략 구조
뉴발란스는 채널 전략에서 전형적인 멀티채널(Multi-Channel) 방식을 구사한다. 하나의 채널에 집중하기보다 고객 세그먼트와 제품 특성에 따라 다양한 채널을 병렬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각 채널마다 명확한 역할을 부여한다.
1-2-1. 직접 채널(Direct to Consumer, D2C)
뉴발란스 공식 온라인 몰과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이 채널은 판매 기능을 넘어 브랜드 경험을 통제하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할 수 있다는 곳이다. 신제품, 프리미엄 라인, 한정판 제품은 주로 이 채널에서 먼저 공개된다. 고객은 브랜드의 최신 메시지와 비전을 가장 정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1-2-2. 간접 유통 채널
백화점, 대형 스포츠 매장, 멀티숍 등 다양한 오프라인 유통망이 이에 해당한다. 이 채널은 접근성과 빠른 시장 확산이 강점이다. 특히 중장년층이나 실용적 구매를 선호하는 고객에게 효과적이다. 이 채널에서는 고객이 직접 제품을 신어보고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다.
1-2-3. 온라인 플랫폼 채널
무신사, 29CM, 쿠팡 등 패션 및 종합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젊은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 채널은 트렌드 소비자, 충동구매 고객, 신규 유입 고객 확보에 유리하다. SNS나 커뮤니티와의 연계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1-3. 고객 세그먼트별 채널 차별화
뉴발란스는 고객 세그먼트에 따라 채널과 메시지를 차별화한다. 제품은 같을 수 있으나 고객군의 특성에 따라 접근 채널이나 기대하는 정보 그리고 경험 방식은 다르다.
⊙ 러닝 마니아 고객: 공식 온라인몰, 플래그십 스토어 중심. 기능 설명과 기술 정보 제공이 중요. 전문성 기반 콘텐츠가 제공된다.
⊙ 중장년 고객: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 중심. 실제 착화 경험과 직원 설명을 중시. 신뢰와 안전성이 주요 요소.
⊙ 레트로 패션 고객: 온라인 플랫폼, SNS 중심. 감성 콘텐츠, 스타일링 이미지, 컬래버레이션 소식 등 트렌드 콘텐츠가 주력.
⊙ 워킹화 실용 고객: 대형 매장과 실용 온라인 채널 중심. 기능, 가격, 내구성 정보를 명확히 제공.
2. 고객 관계 (Customer Relationships)
2-1. 고객 관계란
고객 관계는 단발적인 거래를 넘어 고객과 장기적 관계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다.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구매, 브랜드 충성도, 커뮤니티 확장 등으로 연결되기 위한 구조다.
BMC에서는 고객 관계를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유형화한다.
⊙ 개인적 지원: 매장 응대, 고객 상담 등 사람 중심의 관계
⊙ 자동화 서비스: 챗봇, FAQ, 앱 기반 정보 제공 등 시스템 중심 관계
⊙ 커뮤니티: 고객 간의 상호작용이 있는 관계
⊙ 공동 창출: 고객이 제품 개발·개선 과정에 참여하는 관계
중요한 것은 모든 고객에게 같은 관계 방식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세그먼트별로 적합한 관계 설계가 훨씬 효과적이다.
2-2. 뉴발란스의 고객 관계 전략
뉴발란스는 고객 관계 측면에서도 정형적 틀을 넘어서 다층적인 전략을 구사한다.
⊙ 러닝 마니아: 커뮤니티 기반 관계. 러닝 크루 운영, 러닝 콘텐츠 제공, 체험 행사 등을 통해 뉴발란스를 러닝 파트너로 인식시킨다.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 중장년 고객: 개인적 지원 중심 관계. 매장에서의 발 측정, 직원 응대, A/S의 안정성 등 신뢰 기반의 접점이 중요하다. 이는 고객 유지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 레트로 패션 고객: 감성 콘텐츠 중심 관계. 스타일링 콘텐츠, 협업 스토리, 브랜드 역사 등 감성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한다. 이들은 브랜드 애호도가 높고 자발적 홍보자로 확장되기도 한다.
⊙ 실용적 소비자: 자동화된 효율 중심 관계. 명확한 정보 제공, 쉬운 재구매 경로, 간편한 반품·교환 절차 등을 통해 고객 편의를 극대화한다.
3. 채널과 고객 관계의 연결 구조
채널과 고객 관계는 서로 독립적인 항목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다. 채널은 고객 관계가 발생하는 무대이고 고객 관계는 그 무대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이다. 따라서 채널을 설정할 때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뉴발란스의 공식몰은 단순하게 쇼핑몰 기능만 하는 게 아니다. 제품 추천 알고리즘, 러닝 콘텐츠 제공, 회원 등급제 등 관계 강화 기능이 포함된 플랫폼이다. 오프라인 매장 또한 구매 장소로 끝나지 않고 신뢰 형성의 공간이 된다. SNS 연계 플랫폼은 구매보다는 브랜드 노출과 트렌드 이미지 형성을 중시하는 채널이다.
3. 실전 작성 시 주의할 점
※ 채널과 고객 관계를 작성할 때 다음과 같은 실수를 주의해야 한다.
(1) 채널을 단순 유통망으로만 나열하지 말 것. 고객 여정의 각 단계를 아우르는 통합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2) 고객 관계를 추상적으로 설명하지 말 것. '고객 만족을 제공한다' 같은 문구보다 구체적인 실행 방식(예: 발 측정 서비스 제공, 러닝 크루 운영 등)을 명시해야 한다.
(3) 채널과 관계는 비용 구조, 수익 구조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인식할 것. 직접 채널은 높은 마진이 가능하지만 운영비용이 크고 간접 채널은 통제력은 낮지만 확산이 빠르다. 이 균형을 이해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채널과 고객 관계는 고객 세그먼트와 가치 제안이 현실 시장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실행 구조다. 뉴발란스는 이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세그먼트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브랜드 충성도와 시장 영향력을 함께 확보해 왔다.
이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작성 시 '어디서 팔 것인가', '서비스를 잘하겠다'는 수준을 넘어 각 채널의 역할, 각 고객군과의 관계 유형, 그 상호작용 구조까지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수익으로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비용 구조를 수반하는지를 다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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