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해외 영업팀이 있는 중소기업은 피곤합니다. 기존 바이어와 계약 조건을 다시 맺어야 하고 신규 바이어는 '관세 리스크는 어떤가'부터 묻습니다. 해외 진출을 준비하던 회사는 더 막막하죠. 시장이 불확실할 때 중소기업은 '지금 들어가도 되나?' 아니면 '버텨야 하나?'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 글은 그 질문을 로드맵으로 바꿔보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통상정책과 공급망 재편 흐름을 전제로 한국 중소기업이 2026년에 어떤 순서로 움직이면 확률이 올라가는지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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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의 규칙: 미국에서 만들어라
도널드 트럼프는 2025년 1월 20일(미국 현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죠. 2025년 4월 초 '리버레이션 데이'(Liberation Day)라는 이름으로 전방위 관세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기본 관세(10%)에 더해 국가별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구조였습니다.
한국의 관세율은 발표 이후 여러 조정과 협상 이슈를 거치며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당시 상호관세 리스트에 한국이 포함되었고(20%대) 이후 2025년 하반기 한미 협의 과정에서 조정 폭이 논의되었죠. 중요한 건 '몇 퍼센트냐'보다 미국 시장이 관세를 협상 카드로 상시화 했고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배치하려 한다는 메시지 그 차제입니다.
이게 중소기업에 더 아픈 이유가 있습니다. 대기업은 가격 전가, 현지 생산 전환 그리고 장기 계약으로 버틸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한 번의 관세 충격은 곧 마진 붕괴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2026년의 해외 진출 전략은 '판매를 늘리는 전략' 이전에 '리스크를 견디는 구조'부터 갖춰야 합니다.
그럼에도 기회가 되는 이유: 공급망이 대체 공급자를 찾는 시간
공급망 재편은 불편한 단어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주 구체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기존 공급자가 흔들리면 바이어는 두 가지를 찾습니다. 안정적인 납기와 품질 그리고 규제 리스크가 낮은 파트너. 한국 중소기업은 이 두 축에서 강점이 있는 편입니다. 이 국면은 어쩌면 '신규 진입자에게 문이 열리는 시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공격이 아니라 재설계 타이밍입니다.
2026년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로드맵은 5개 축입니다
아래 5개 축은 업종이 달라도 공통으로 적용됩니다. 순서대로 쌓으면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오히려 실행이 쉬워집니다.
전략 1. 시장 다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보험이다
미국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중요한데 위험해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첫 번째 축은 시장을 나누는 일입니다. 미국 의존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글로벌 사우스(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브라질, 터키 등)로 수출처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인구 구조와 중산층 확대, 성장률이 받쳐주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다변화의 핵심은 새 시장 하나 더가 아닙니다. 미국 매출이 흔들릴 때 현금흐름을 지켜줄 두 번째 엔진을 만드는 겁니다. 이미 K-뷰티가 동남아 플랫폼에서 빠르게 성장한 것처럼 소비재는 플랫폼 기반으로, 제조 B2B는 현지 거점과 바이어 네트워크로 분산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전략 2. 관세 대응은 가격이 아니라 생산 구조로 한다
관세가 오르면 대부분은 가격을 조정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중소기업의 가격 조정은 빨리 그 한계에 다다릅니다. 그래서 두 번째 축은 생산과 조달 구조를 바꾸는 겁니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라면 멕시코, 캐나다 또는 미국 내 생산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베트남, 멕시코 등 전략 거점에서 생산해 우회 수출하는 시나리오도 고려해야 합니다.
여기에 현실적인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모든 기업이 공장을 옮길 수는 없습니다. 대신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수는 있습니다. 최종 조립만 현지화, 핵심 공정만 한국 유지, 일부 부품만 대체 소싱, 이런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 회사의 관세 민감도가 높은 제품 라인'부터 우선순위를 정하는 겁니다.
전략 3. 공급망 가시성은 이제 경쟁력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다
2026년의 리스크는 관세만이 아닙니다. 납기 지연, 원자재 가격 급등, 특정 국가 규제 강화가 동시에 터집니다. 그래서 세 번째 축은 공급망 가시성입니다. 원자재 조달부터 출하까지 흐름을 실시간으로 보고 리스크를 조기에 감지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AI와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재고 최적화, 대체 공급처 확보가 생존 전략이 되었습니다.
중소기업이 흔히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ERP나 MES 깔아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부담이죠. 더 작게 시작해도 됩니다. 주요 원자재 10개, 대체 공급처 2개씩, 리드타임과 재고 기준을 숫자로 고정하는 것만 해도 가시성은 급격히 좋아집니다. 디지털 전환은 설치가 아니라 의사결정 기준을 숫자로 바꾸는 일입니다.
전략 4. 기술과 디지털 전환으로 관세 장벽을 넘어간다
관세 국면에서 가장 강한 기업은 가격으로 싸우지 않습니다. 품질과 기술로 '대체 불가능'을 만들죠. 정부는 R&D 지원 확대와 함께 소재·부품·장비, AI,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 등 첨단 분야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이를 활용해 제품 고도화와 공정 혁신을 추진하는 게 좋습니다. 특히 스마트공장, AI 기반 품질 관리,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 축은 B2B에 특히 강력합니다. 바이어가 관세를 핑계로 단가를 깎을 때에도 기술 우위는 협상력을 가져다줍니다. 관세는 외부 변수지만 기술 격차는 내부 변수입니다. 내부 변수를 키우면 외부 변수의 충격이 줄어듭니다.
전략 5. ESG는 비용이 아니라 거래 조건이다
유럽과 미국에서 ESG는 착한 기업 인증이 아닙니다. 거래를 시작하기 위한 서류이자 점검 항목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ESG 실사 요구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를 경쟁 무기로 삼아야 합니다. 배출 측정, 환경 인증, 재생에너지 전환은 부담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준비한 기업은 프리미엄 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부 지원을 돈이 아니라 속도로 쓰는 법
이번 로드맵이 말로 끝나지 않으려면 자금과 실행력이 붙어야 합니다. 2026년 중소기업 정책자금이 4조 4,313억 원 규모로 편성되었고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해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해외법인지원자금 등을 확대되었습니다. 내수기업의 수출기업 전환을 위한 운전자금 한도 확대, 신시장진출지원자금(수출바우처, 해외규격인증, 글로벌쇼핑몰 진출 포함)도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원사업을 모아서 쓰지 말고 병목에 꽂아 써야 합니다. 관세로 마진이 흔들리는 기업은 긴급 자금으로 숨부터 돌리고, 미국 의존이 높은 기업은 해외법인이나 생산 전환 검토에 돈과 시간을 붙이고, 신규 시장을 여는 기업은 수출바우처로 인증과 바이어 발굴을 먼저 뚫는 식으로요. 지원은 예산이 아니라 우선순위 설계에 따라 성과가 갈립니다.
2026년 실행 로드맵을 90일 단위로 쪼개면 이렇게 됩니다
복잡해 보이는 전략도 90일 단위로 자르면 실행이 됩니다.
첫 90일은 리스크 진단과 우선순위 확정입니다. 미국 매출 비중, 관세 민감도가 높은 품목, 대체 시장 후보 2개국, 대체 공급처 후보를 숫자로 정리하세요. 이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은 정보 수집이 아니라 결정해야 할 리스트를 만드는 겁니다.
다음 90일은 실험과 증거 확보입니다. 신시장에서는 바이어 리스트 50개를 만들고 10개 미팅을 목표로 잡으세요. 소비재는 플랫폼에서 1개 국가를 정해 광고와 상세페이지를 테스트합니다. 동시에 공급망은 핵심 원자재 10개에 대해 납기와 재고 기준을 정합니다.
그다음 180일은 구조 전환입니다. 성과가 나온 시장에 예산을 집중하고 관세 리스크가 큰 라인은 현지 조립이나 부분 생산 전환을 검토합니다. B2B는 인증과 품질 데이터 패키지를 완성해 재구매 가능성을 높여야 합니다. 이 시점부터는 매출보다 반복 거래가 KPI가 됩니다.
트럼프 2기의 본질은 불확실성의 상시화다
이번 국면의 진짜 어려움은 관세 그 자체가 아니라 정책이 계속 흔들리며 불확실성이 상시화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2026년의 글로벌 전략은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해야 합니다. 시장을 나누고 생산과 조달 구조를 조정하고 공급망을 보이게 만들고 기술과 ESG로 협상력을 확보하는 것. 이 다섯 축이 있어야 외부 충격이 와도 사업이 꺾이지 않습니다.
결국 변화를 예측하려 하지 말고 변화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그 구조가 만들어지면 위기는 기회로 바뀔 수 있습니다.
핵심 1 문장: 트럼프 2기 공급망 재편의 시대엔 '어디에 팔지'보다 '어떤 구조로 버틸지'를 먼저 설계한 중소기업이 이긴다.
오늘의 액션 1개: 우리 회사 제품을 관세 민감도 기준으로 3등급으로 나누고 1등급(가장 민감) 품목에 대해 대체 시장 1개와 대체 생산 시나리오 1개를 오늘 안에 문장으로 써보자.
독자 질문 1개: 나의 해외 전략은 '매출 목표' 중심인가 아니면 '리스크를 견디는 구조' 중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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