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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위기 극복 사례: 팬데믹 속에서 72시간 만에 생존 전략을 바꾸다

 

2020년 3월, 에어비앤비의 대시보드는 한눈에 봐도 비정상이었습니다. 전 세계가 멈추면서 예약은 사라졌고 취소는 폭주했습니다. 12년 동안 쌓아온 성장 곡선은 단 8주 만에 무너졌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0퍼센트 가까이 급락했고 몇 달 전 310억 달러로 평가받던 기업가치는 180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에어비앤비 위기 극복 사례: 팬데믹 속에서 72시간 만에 생존 전략을 바꾸다

더 잔인한 사실은 따로 있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상장을 몇 달 앞둔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꿈꾸는 IPO를 눈앞에 두고 회사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때 브라이언 체스키 CEO가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전략도 비전도 아니었습니다. 통장 잔고였습니다.

 

위기는 숫자가 아니라 속도로 다가온다

팬데믹은 서서히 오지 않았습니다. 여행 산업은 단숨에 멈췄고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플랫폼에 올라온 수백만 개의 숙소는 순식간에 의미를 잃었죠. 호스트와 게스트를 연결하던 네트워크는 작동을 멈췄습니다.

 

체스키는 이 상황을 전환점으로 인식했습니다. 위기는 방향이 아니라 속도의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얼마나 완벽한 결정을 내리느냐보다 얼마나 빨리 움직이느냐가 생존을 가를 것이라고 본 거죠. 그가 선택한 시간은 72시간이었습니다. 이 기간 안에 회사를 살릴 최소한의 결정을 모두 끝내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72시간, 생존을 위한 결단

체스키와 경영진은 곧바로 비상회의에 들어갔습니다. 결론은 냉정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성장 전략은 모두 무효가 되었고 회사를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마케팅 비용이었습니다. 2020년 한 해에만 약 8억 달러가 배정돼 있던 마케팅 예산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여행 수요가 사라진 상황에서 광고는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대신 그는 브랜드는 돈이 아니라 경험으로 만들어진다는 원칙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다음은 인력 구조조정이었습니다. 전체 직원의 약 25퍼센트나 되는 1,900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 결정이 가장 고통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그는 해고를 숫자로 처리하지 않았습니다. 14주 치 급여 지급, 1년간 의료보험 유지, 재취업 지원까지 가능한 모든 존중을 담아 이별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 이렇게 적었습니다.'여러분은 잘못이 없다. 세상이 바뀌었을 뿐이다.’

 

이 메시지는 곧 실리콘밸리 전반에 공유됐고 에어비앤비의 리더십은 위기 속에서도 신뢰를 잃지 않았습니다.

 

 

성장 전략을 버리고 본질로 돌아가다

비용 절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체스키는 동시에 사업의 중심을 재정의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그동안 호텔 예약, 럭셔리 여행, 체험 프로그램, 교통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평시라면 성장 전략으로 의미 있었던 확장이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모두 부담이었습니다.

 

그는 단 하나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집을 빌려주고 빌리는 것. 에어비앤비의 시작이자 본질이었습니다. 호텔과 경쟁하려던 시도는 중단했고 복잡한 서비스는 정리했습니다. 대신 새로운 기회를 읽었습니다. 해외여행은 막혔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이동하고 싶어 했습니다. 멀리 대신 가까이, 비행기 대신 자동차를 선택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근거리 여행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했습니다. 검색 알고리즘을 빠르게 수정해 차로 이동 가능한 숙소를 우선 노출했고 한적한 시골집과 독채 숙소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동시에 청소와 방역 기준을 강화해 안전에 대한 불안을 줄였습니다. 위기는 수요를 없앤 것이 아니라 수요의 형태를 바꿔놓았을 뿐이었습니다.

 

 

현금은 산소와 같다

이 모든 결정의 중심에는 하나의 원칙이 있었습니다. 현금 확보가 생존이라는 사실. 체스키는 현금을 산소에 비유했습니다. 있을 때는 의식하지 않지만 사라지는 순간 모든 것이 멈춘다는 의미였습니다.

 

에어비앤비는 기업가치 하락을 감수하고서라도 2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기존 주주들에게는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동시에 모든 지출 항목을 재검토하며 현금 유출을 최소화했습니다. 성장보다 존속이 우선이었고 미래보다 오늘을 버티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이 집요한 현금 관리 덕분에 에어비앤비는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곧 기회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예상보다 빠른 회복

2020년 여름, 예상치 못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근거리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머물 수 있는 숙소들이 인기를 끌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년 대비 더 높은 예약률을 기록했습니다.

 

마케팅 비용을 거의 쓰지 않았음에도 브랜드 인지도는 유지됐고 오히려 플랫폼의 본질에 집중한 결과 사용자 경험은 개선됐습니다. 복잡한 실험을 줄이고 핵심에 집중한 전략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12월 에어비앤비는 나스닥에 상장합니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의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불과 9개월 전 파산 가능성이 거론되던 기업의 반전이었습니다.

 

 

위기를 넘긴 기업이 남긴 질문

에어비앤비의 이야기는 거대한 플랫폼 기업의 성공담이기 전에 위기 대응의 교과서에 가깝습니다. 이들이 보여준 것은 복잡한 전략이 아니라 우선순위였습니다.

 

첫째, 위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 흐름이라는 사실. 매출 그래프보다 통장 잔고가 먼저입니다.

둘째, 빠른 의사결정이 시간을 벌어준다는 점. 완벽한 판단을 기다리는 순간 기회는 사라집니다.

셋째, 위기일수록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교훈. 성장 과정에서 덧붙인 것들은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대상이 됩니다.

 

에어비앤비는 다시 글로벌 여행 플랫폼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진짜 자산은 규모나 기술이 아니라 위기 앞에서 무엇을 먼저 지켜야 하는지를 아는 판단력일지도 모릅니다.

 

내 사업이 위기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것보다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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